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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point] 중국, ‘지구전’ 각오 대미 보복관세 발동
중국 정부가 1일 발동한 대미 보복관세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 수입제품 600억 달러(약 238조3000억원)에 대한 관세율이 최대 25%로 올랐다.
다만 중국은 미국 이외에서 대체 조달이 어려운 품목에는 추가관세 적용 배제 제도를 신설하는 등 지구전(持久戰)으로 가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무역협상이 난관에 봉착해 장기화에 들어가면서 미중 간 관세 공방전은 누가 오래 참을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이번 중국의 조처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미국 제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에 공을 들여온 LNG이다.
중국은 작년 9월 보복관세 제3탄으로서 미국산 LNG에 10% 세율을 부과하면서 수입액이 2018년 10월에서 2019년 3월 사이에 전년 동기 대비 80% 격감했다.
그 대신 중국은 나이지리아와 러시아에서 LNG 반입을 증대했는데 관세율을 25%로 인상함으로써 미국산 LNG 수입이 거의 끊길 공산이 농후하다.
미국 LNG 메이저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는 2018년 2월 중국 국유석유사 중국석유천연가스(CNPC)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셰니에르 에너지는 "CNPC와 계약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다른 중국기업과 신규 계약이 끊겨 LNG 플랫폼을 증설할 계획이 흐트러졌다.
농산품과 식품도 유럽과 캐나다 등으로 수입처를 옮길 공산이 농후해 미국 생산업자의 불안을 사고 있다.
미국산 포도주 관세율은 누계로 93%까지 치솟아 캘리포니아 주 와이너리 협회가 "관세 탓에 사업기회를 잃게 됐다"며 속을 끓이고 있다.
목재도 대중 수출이 40% 급감해 관련 업계 단체는 "중국을 대신할 만한 시장이 없다"고 울상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도 손을 놓지 않고 국내 피해산업에 대한 구제조치에 나섰다.
미국 농업부는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받는 대두와 옥수수, 돼지고기 등의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보조금 등을 최대 160억 달러 지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만 옥수수를 대량 재배하는 일리노이 주에선 지지자 이탈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중국 정부가 제3탄으로 관세를 추가한 5200여개 품목 가운데 자동차 부품 등 67개는 대상에서 제외해 무관세로 했다.
미국 이외에서 대체 수입하기가 어렵고 추가관세를 내도 미국산 제품을 들여오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차의 핵심부품인 변속기는 5% 추가관세를 부과했는데도 지난해 10월~올해 3월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2.9배 급증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는 "미국의 제재관세로 대미 수출이 제한을 받은데다가 중국 보복관세로 생산 코스트가 오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번 보복조치에 맞춰 '적용 제외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 기업의 신청을 받아 미국 이외에서 조달이 힘들다는 판정을 내리면 보복관세 대상에서 빼는 틀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비해 국내산업에 미치는 타격을 완화할 수단을 늘린 셈이다.
다만 중국 측에는 이제 더는 무역에서는 직접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
상무부 가오펑(高峰) 대변인은 "미국이 마찰을 에스컬레이트시킬 경우 중국은 끝까지 맞서겠다"고 하지만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의 70%에만 추가관세를 매기고 있다.
나머지는 반도체와 항공기 등 미국 이외에선 대체하기 어려움 품목이 대부분이다.
상무부는 5월31일 중국기업에 부당하게 손해를 끼친 외국기업을 등재하는 중국판 '엔티티 리스트(EL)'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시장 룰을 지키지 않거나 비즈니스 이외 목적으로 중국기업에 공급을 중단한 외국 기업과 단체, 개인을 리스트에 올릴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면 중국기업과 거래가 정지될 우려가 크다.
가령 중국에서 생산하는 희토류 등을 구입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기술을 미국이 EL에 포함시키면서 공급을 중지한 외국기업을 견제하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거래를 제약할 때는 외국기업이 타국 기업으로 거래처를 바꾸는 등 중국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자에 대한 반정서는 중국에서 생산거점을 바깥으로 이전을 가속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유도와 미국채 매각 등 대항조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민은행 다이샹룽(戴相龍) 전 행장은 5월31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채 이자수입도 있고 가격이 떨어지면 우리에도 불리하다"고 말했다.
시진핑 지도부는 지구전 준비를 대내적으로 촉구하지만 추가로 견제할 만한 카드가 점차 줄어들면서 진퇴양난의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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