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21일 첫 방북...최고지도자로 14년 만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위원장 초청으로 오는 20~21일 공식 방문한다고 당중앙 대외연락부가 17일 발표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후자오밍(胡兆明) 대외연락부 대변인은 이날 시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중북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의 전도를 개척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후자오밍 대변인은 지난 1년 동안 시 주석과 김정은이 4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사실을 언급하며 "중북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2012년 가을 당 총서기에 취임한 시진핑이 북한을 찾는 것은 처음이며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2015년 10월 이래 14년 만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방북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을 의식하면서 시기를 모색했는데 결과적으로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직전을 택했다. 2월 말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한 이래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있다. 시 주석은 김정은과 향후 대응을 놓고 집중적인 논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G20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 주석은 김정은과 직접 대면함으로써 대북 영향력을 과시, 미국에 협상카드로 활용할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측으로선 당장 가장 시급한 사안이 홍콩 문제이다. 범죄인을 중국에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도망범(逃犯) 조례' 개정안 철회를 구하는 시위와 관련해 이에 이해를 표명한 미국 측과 중국 간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에서 시진핑을 만날 때는 홍콩 문제를 언급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내정간섭하려는 구실로 삼는 것은 절대로 반대한다"고 언명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5월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의 이래 난항을 겪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이 오사카에서 회담한다 해도 미국 측이 통상분쟁과 홍콩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할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중 비판이 한층 거세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중국은 사태를 타개하는 돌파구로서 북한 카드를 빼들었다. 중북 간에는 작년 3월 이래 김정은이 4차례에 걸쳐 방문해 시진핑과 대좌했다. 시진핑이 김정은과 회동해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하고 그에 관한 언질을 끌어내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중국의 역할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시진핑의 방북 일정이 이틀로 비교적 짧은 점에서 북한 핵문제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때문에 홍콩 시위 등으로 더욱 곱지 않아진 대중 시선을 한반도로 향하게 하는 것만으로 시진핑의 방북은 성공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G20 정상회의를 목전에 둔 시진핑의 방북을 외교적 성과로 포착할 공산이 농후하다. 김정은이 시진핑과 회담하면서 북한 입장을 전해 시진핑의 입을 통해 국제사회에 전파할 수 있는 탓이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중국 최고지도자가 14년 만에 방북하면서 김정은의 외교 치적으로서 대대적으로 선전해 하노이 회담 때 실추한 구심력을 회복할 수 있다. 김정은은 그간 4번이나 중국을 방문했음에도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이 실현되지 않음에 따라 상호왕래 측면에서 균형이 일방적으로 기울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유지하면서 전통적인 우호국인 중국과 거리를 좁히려는 속셈이 있다. 아울러 대미교섭이 교착, 미국과 관계가 다시 악화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항상 중국을 뒷배로 끌어들이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005년 10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방문했을 때 북한에 대형 경제지원을 제공한 사실에서 김정은 지도부가 이번에도 비슷한 지원을 받아 경제회생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

▶ 2019/06/17 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