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int]중국, 북한과 밀월 연출 미국 자극 경계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일 작년 이래 5번째인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가졌다. 모두 미국과 벌여온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경제의 '자력갱생'을 외치는 속에서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과시해 대미 협상카드로 활용, 난관을 타파하겠다는 내심을 염두에 둔 회동이다. 시진핑을 태운 전용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김정은 부부가 직접 나와 영접했다. 김정은과 시진핑은 오픈카를 타고 평양 시내로 향했으며 연도에 늘어선 북한 인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시진핑은 바로 김일성과 김정일 시신을 안치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았다. 외국 정상으로 금수산 양궁전에서 환영을 받은 것은 시진핑이 처음이다. 시진핑은 정상회담 때도 "순안공항에 내린 이래 가는 곳마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들었다"며 대환영에 흡족한 마음을 밝혔다. 김정은은 평양 연두에 나와 시진핑의 방문을 축하한 시민이 25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대좌에서 시진핑과 김정은이 염두에 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자 작년 이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부르짖은 경제의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이 남은 중국산 수입제품 3000억 달러 이상에도 고율 추가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기에 트럼프의 대중 강경책을 약화할 협상 재료가 필요하다. 시진핑은 19일자 북한 당기관지 노동신문에 기고에서 한국전쟁을 찬양한 '중조친선의 노래'에 언급하며 함께 미군과 싸운 역사를 들어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또한 미북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자세를 보이며 "중국이 북한과 손을 잡고 지역의 영구적인 안정을 실현하는 대계를 더불어 도모할 용의가 있다"고 시진핑은 주장했다. 시진핑은 이전에 핵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불만을 갖고 중국공산당과 북한노동당 간 '당외교' 관계조차 바꾸려 한 시절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나서자 '중국 배제'를 경계해 김정은 방중을 용인했다. 작년 3월 이후 올해 초에 걸쳐 4차례나 만났다. 중북수교 70주년을 맞이해 국빈으로 방북한 것은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완전히 회복했다는 의미한다. "미북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는 중에 뒷배인 중국의 역할이 재차 국제사회에서 거론되고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서 방북이 이뤄진 셈"이라고 중국 측은 자체 평가하는 듯하다. 그러나 시진핑 지도부가 이번 방북이 대미 견제로 받아들여져 미국을 과도히 자극하는 것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간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0일자 사설에서 "일부 미국인이 무역전쟁 하에서 중북 정상의 접촉을 '협상카드 만들기' 등으로 의심하고 있다. 카드로 보는 것은 섣부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미 협상카드는 김정은에도 중요하다.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은 경제의 '자력갱생'을 외쳐왔다. 북한은 중국의 지원을 받아 경제제재의 완화를 이끌어냄으로써, 비핵화까지는 아무것도 줄 수 없다는 미국의 자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019/06/21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