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IT기업, 미중갈등에 중국서 ‘투자회귀’ 급증...31조원
중국에 대규모 투자해 생산거점을 구축해온 대만 정보기술(IT) 기업이 미중 간 대립이 격화함에 따라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자국으로 '회귀 투자'를 급격히 증대하고 있다.
닛케이 신문은 26일 첨단 부문을 중심으로 대만 제조업체가 중국에서 대만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가속하면서 이 같은 투자가 2019년 1월 이래 지금까지 누계로 7600억 대만달러(31조3350억원)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회귀 투자가 급증하는 주된 배경은 미중 통상마찰을 의식해 중국 외에서 생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만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해 본국에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투자는 같은 기간 대중투자의 5배가 넘었다.
매체는 대만기업이 미중 산업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진행하는 최일선이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기기 위탁제조 서비스(EMS) 세계 3위인 광다전뇌(廣達電腦)는 150억 대만달러를 투입해 대만 북부 타오위안(桃園)에 서버로 사용하는 통신기기 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서버는 페이스북과 구글 등 미국 IT기업의 데이터센터에 공급한다.
세계 최대 EMS 훙하이 정밀 산하 액정패널 업체 췬촹광전(群創光電)도 701억 대만달러를 대만에 투자해 일관생산 체제를 갖춘다.
타이난(臺南)에 들어서는 새 생산거점은 제조공정 거의 전부를 자동화해 '무인공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프린트 기반 메이커 신싱전자(欣興電子)도 265억 대만달러를 들여 대만에서 공장을 증설한다. 중국과 대만 양쪽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지만 올해 설비투자의 80%를 대만에 집중한다.
중국 의존에서 탈피를 선언한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는 작년 1월 중국에 진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우대책을 내놓았다.
2년 이상 중국에 투자실적이 있고 미중 무역마찰의 영향을 받은 대만기업에는 국내에 공장부지 제공, 외국인 노동자 고용규제 완화, 민간융자 금리 일부 부담 등 혜택을 주었다.
이에 따라 이달 21일까지 1년5개월 동안 189개가 총 7614억 대만달러 국내투자를 신청했다.
같은 기간 대만기업의 대중투자액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41억 달러(5조620억원)에 머물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8년 9월 대중제재 관세 3탄을 발령해 서버와 통신기기 등에 대한 수입관세를 제로에서 10%로 올리고 2019년 5월에는 25%로 다시 상향했다. 하지만 대만산에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