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양안정책 독자색 표시 중국 장쩌민(江澤民) 전국가주석이 지난 95년 8개항의 대만에 대한 지침(江八點)을 발표한지 30일로 11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매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펼쳤는데 올해 경우 규모가 축소된 것은 물론 관영매체들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지난해 3월 제시한 4개항의 의견(胡四點)을 부각시켜 대조를 보였다. ▶4개결불(四個決不)-호4점(胡四點) 이에 대해 중국이 대만정책의 주축을 장쩌민 시대의 '조기통일'에서 '독립저지'로 변경하고 후 주석이 대만문제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반증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중앙은 이제까지 해마다 직접 기념 좌담회를 개최했지만 금년엔 이를 열지 않은 대신 각 관련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강8점은 '양안통일을 겨냥한 구체적인 방안을 명시한 지침' 역할을 해왔다. 이와 비교해 '대만정책의 신사고'라는 평가를 받아온 호4점은 '대만 인민에 희망을 건다'라는 표현대로 천수이볜(陳水扁) 정권이 아니라 대만 주민에 초점을 맞춘 특징을 갖고 있다. 후 주석은 지난 14일 대만을 마주하는 푸젠성 샤먼(厦門)에 위치한 대만기업 단지를 시찰하면서 대만 기업인들에게 "대만동포에 도움이 된다면 반드시 건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팬더의 증정이나 본토내 대만인의 활동에 편의를 제공하는 정책을 잇따라 공표하는 것도 호4점에 따른 것이다. 그 배경에는 양안정세의 변화에 있다. 연평균 10%의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국제적 위상이 급상승하는 중국에 대해 대만에선 무역-투자의 대중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측은 독립성향의 천수이볜의 대중정책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판단, 대만의 민심을 끌어 들여 중-대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하는게 '평화통일'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호4점이 강8점을 계승해 발전시킨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후진타오 지도부의 기반 강화와 함께 점차 호4점으로 무게가 기울어지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후 주석은 지방 지도부의 인사 등에서 이미 독자색을 내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 등과의 외교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자리매김하는 대만문제에서도 홀로서기를 하는 것은 자신의 권위 향상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미-일 등 경쟁국들을 견제하는데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 2006/01/30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