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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3월20일]宋敎仁 피습...황제vs재상 네버엔딩 싸움
새로운 황제를 꿈꾸던 중화민국 초대 총통 위안스카이는 내각제를 도입하여 재상 중심의 정치체제를 이룩하고자 하는 쑹자오런에게 조금만 밀리면 '불가역적' 정치상황에 빠질 위험에 처하자 비상수단으로 그를 암살했다.
이 암살은 중국의 전통적인 제정 정치체제가 1912년 2월 청나라멸망으로 종식된지 불과 1년1개월 만에 발생했다.
쑹자오런의 죽음으로 확실한 공화제로 가는 혁명은 좌절했다.
그 3년 뒤 위안스카이는 황제 체제로 복귀를 시도하였으나 국내외 반발과 자파 내부의 '반란'으로 역시 좌절했다.
31세 쑹자오런이 정치적 순교를 했다면 위안스카이는 '정치 부메랑'으로 명을 재촉했다. 환갑도 넘기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황제 독재체제와 재상 중심 체제가 정-반-합의 변증법을 반복했다. 황제는 1인 절대독재 체제를 추구했고 재상들은 궁극적으로 황제의 허수아비화를 지향했다.
황제 독재체제가 가장 극성을 이룬 명나라 태조 홍무제 때는 재상은 말 한 번 잘못, 글자 하나 잘못 쓰면 자신은 물론 구족이 개처럼 끌려나와 어리둥절한 채 목이 달아나거나 사지가 절단 당하는 형벌을 받으며 죽어야 했다.
재상 중심 체제의 최극성기에는 황제는 사슴을 보고 사슴이라고 말할 권리조차 없어다. 말이라는 권력 실세 신하의 말에 따라야 한다. 물론 필요에 따라 목숨도 내줘야 한다.
그러나 황제와 재상이 윈윈게임 식 조화를 이루면 그야말로 태평성대를 이룬다. 당 태종과 위징이 이룩한 정관의 치가 대표적이다.
마오쩌둥 시대가 '황제 독재체제'였다면 덩샤오핑 역시 또다른 황제의 하나로 간주되지 않을 수 없지만 그가 설계한 체제는 '재상 중심형 체제'에 가깝다
후진타오는 그의 캐치프레이즈인 '허셰(和諧)'와 부합한 '합(合)'의 시대가 열리기를 후임자인 시진핑에게 기대했는지 모른다.
총서기 직책 인계와 함께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 직을 모두 한 번에 넘겨 주었던 데서 그런 심사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시진핑은 '합'의 시대를 건너 뛰어 '일당독재 1인독재'의 황제 독재시대 새로운 '정'의 시대로 출진했다.
시진핑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이 하루 차로 모두 이 길로 나아가는 것은 1인독재든 일당독재든 독재 체제에서 한번 양보를 하면 곧바로 자신과 자파에 대한 '킬링 필드'가 연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서양에서도 카이사르의 황제 독재체제와 부르터스의 원로원 즉 의회 중심 체제가 정-반-합의 프로세스를 형태를 조금씩 달리하며 반복하기는 중국을 상징으로 한 동양과 마찬가지다.
'황제'와 '재상'의 싸움은 영원히 끊나지 않을 듯 보인다. <스위프트-버크왈드>
曾國藩 타계
1913년 3월20일 국민당 지도자 쑹자오런(宋敎仁)이 상하이(上海)에서 위안스카이(袁世凱) 일파의 습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다. 쑹자오런은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틀 뒤인 3월22일 사망했다. 1882년생으로 향년 31세였다.
당시 쑹자오런은 이해 2월4일 치른 중참의원 선거에서 국민당이 절대 다수인 392석을 획득한 것을 바탕으로 의원내각제 구상을 실현하기위한 선전 활동을 벌이던 중이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총통 위안스카이가 자객을 보내 그를 제거한 것이다.
일본에서 망명 생활을 한 쑹자오런이 구상한 의원내각제는 일본 양원제 의원내각제를 본뜬 것이었다. 상원과 하원을 각각 참의원과 중의원으로 명명한데서도 일본의 영향을 살필 수 있다.
구상에 의하면 총통은 일왕(천황)과 마찬가지로 국가 통합의 상징적 존재가 될 뿐이었다.
중화민국을 새로운 왕조가 출현하기 앞선 과도기로 간주하고 내심 황제를 꿈꾸던 위안스카이는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결국 비상 수단을 쓰기에 이른 것이다.
쑹이 일본 망명시 참여한 중국동맹회의 지도자였으며 중화민국의 초대총통 자리를 청조 타도 우선이라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위안스카이에게 넘겨준 쑨원도 권력구조 면에서는 쑹과는 거리를 두었다.
쑨원 역시 일본에서 오랜 망명 생활을 하여 일본 의원내각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 해외생활을 미국 하와이에서 한 탓인지 미국 대통령제를 더욱 선호하였다.
혁명 조직 중국동맹회를 정당으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나선 이가 쑨원이 아닌 쑹자오런이 된 것도 이러한 정치 비전의 차이 때문으로 생각된다.
쑹자오런의 피살로 중화민국 총통은 미국 대통령제에 황제 체제의 전통이 가미된 막강한 행정수반이자 국가원수가 되었다.
하지만 공산중국,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총리가 미국대통령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쑹자오런의 추구한 의원 내각제적 요소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공산중국 수립 후 행정부 하에서 대통령에 해당하는 국가주석은 상징적이며 의전적인 존재였고 총리가 행정부의 최고 책임자 역할을 했다.
물론 최고지도자 마오쩌둥은 공산당 최고지도자인 당 주석과 군권을 통할하는 군사위 주석 직을 통해 최고 실권자로 군림했으나 저우언라이가 맡았던 총리직은 대통령제 하의 총리(미국에는 총리가 아예 없다)가 지니지 못한 실질적 권한과 역할을 보유했다.
마오 사후 자오쯔양, 리펑, 주룽지, 원자바오 그리고 리커창 등 역대 총리는 당 총서기로서 당 최고지도자인 후야오방,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과 비견한 역할을 수행했다.
장쩌민 체제 이후 총서기가 국가주석을 겸하기 시작했으나 행정부 수반의 역할은 총리가 계속 수행했다.
이와는 달리 중화민국의 총통은 국민당이 대륙을 지배하고 있을 때나 대만으로 철수한 이후까지 계속 그리고 대만에서 야당인 민진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때도 총리인 행정원장을 압도하였다.
장제스-장징궈 집권 시절 과거 나치독일의 총통제, 스페인 프랑코 체제하 총통과 같은 절대적 지도권을 보유했다.
장징궈 사후 리덩후이 이래 민주화 진행으로 파시스트적 경향이 많이 희석되기는 하였으나 총통이 행정원장을 압도하는 시스템은 변함이 없다.
중화민국 총통제가 위안스카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중화인민공화국의 권력구조는 도리어 쑹자오런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2016년 11월 18기 6중전회에서 시진핑에게 만장일치로 '핵심'이란 호칭이 부여된 것을 계기로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권한이 리커창 총리를 압도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1978년 12월 덩샤오핑 집권 이후 기복은 있었으나 대체로 유지돼온 총서기와 총리 간 역할분담 구조를 기조에서부터 흔들었다.
결국 2017년 10월 19대에서 덩샤오핑이 공산당 내부에서 각 파벌간의 정권 교체가 정례화 하도록 하기 위해 설계하여 관례적으로 운영한 '격대 지정'제가 시행되지 않았다.
2018년 3월 전인대에선 총서기가 겸임하는 국가 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이 삭제됨으로써 총서기 1인에 모든 권력이 집중하는 변화가 이루어졌다.
쑹자오런의 영향이 밴 덩샤오핑 브랜드의 '중국 특색의 이원 집정부제'가 붕괴한 것이다.
<쑹자오런 약전>
자가 돈초(遯初), 호는 어부(漁父)인 쑹자오런은 후난(湖南)성 타오위안(桃源)현 출신으로 1904년 22살 때에 황싱(黃興) 등과 함께 창사(長沙)에서 화흥회(華興會)를 조직하여 청조타도 봉기(蜂起)를 일으킬 정도로 조숙한 혁명가였다.
봉기에 실패한 후에는 일본으로 망명하였다.
1905년 일본에서 손문(孫文, 쑨원)이 주도하여 성립시킨 반청 연합 조직 중국동맹회(中國同盟會)에 참가하였고, 그 기관지 '민보(民報)' 편집을 맡았다.
1911년 동맹회 중부 총회를 만들어 양쯔강(揚子江) 유역에서 봉기 준비를 다졌고, 같은 해 10월 우창(武昌)에서 신해혁명(辛亥革命)이 일어나자 혁명정부 수립에 참여하였다.
혁명 후 난징(南京) 임시정부 법제원 총재와 베이징(北京) 임시정부 농림부장을 맡았다. 1912년 8월 동맹회를 국민당(國民黨)으로 개조하여 사실상의 당수(黨首)로서 선거에서 국민당을 대승시켰다. 저서에 '송어부일기(宋漁父日記)'등이 있다.
류동희 차이나워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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