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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鄭成功 그리고 고구려(2)
▶[동북공정] 鄭成功, 그리고 고구려(1) 2004/01/06 01:42
1950년 10월 19일 밤 중국 인민지원군이 선발대가 압록강을 건넜다.
이후 4개 군(軍)과 3개 포병사단 그리고 1개 고사포 병단 등 총 18개 사단이 안둥(安東 : 현재 신의주 건너편의 단둥丹東) 창디엔(長甸)하구, 그리고 지안(集安) 등 세 지역을 통해 한반도로 밀려 들어왔다.
중국 인민지원군 선발대가 압록강을 건너던 바로 그 날은 국군과 미군이 북한의 수도 평양에 진입한 날이었다. 미군 정찰기에 탐지당하는 것을 피해 야음을 통해 물이 스며들 듯이 들어왔기 때문에 한국군과 미군은 이를 까맣게 몰랐다.
한만(韓滿) 국경선으로 다가오는 미군에 대해 중국 정부의 경고가 거듭되었지만 미군 측에서는 중국의 참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부를 수립한 지 1년이 막 지난 때였으며 대만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한국전에 개입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마찬가지 논리로 중국 지도부 내부에서도 참전 반대가 다수였다. 하지만 마오쩌둥(毛澤東)은 해방군에 압록강을 건널 것을 명령했다. 마오에게 이는 만주(滿洲)를 지키기 위해 한반도에서 벌인 ‘예방전쟁’이었다.
현대 중국인들에게 ‘만주’는 종족명으로는 아직 살아있다. 하지만 지역명으로는 완벽하게 퇴출되었다.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 지린(吉林) 등 과거 만주로 통칭되었던 지역을 ‘동북지방’, 혹은 ‘동북 3성’으로 부르지 만주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만주사변 대신 발발한 날자를 따서 ‘구이팔 사변’으로 부른다. 우리가 ‘인민’라는 용어를 개념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으로 굳이 바꿔 사용했던 이유와 비숫하다. 만주는 일제의 괴뢰국 ‘만주국’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만주국 13년 5개월 동안 존속
만주국은 일제의 패망과 함께 해체되기까지 13년 5개월 동안이나 중국과는 별개의 국가로 존속했다. 중국이 압록강을 건넌 1950년 10월은 중국이 만주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 지 만 5년이 지난 시점이었으며 마오가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스탈린으로부터 청말 러시아가 획득했던 만주지역의 이권을 포기한다는 약속을 받아낸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러시아는 1945년 8월 14일 국민정부와의 우호조약체결을 통해 대일전 참전대가로 뤼순(旅順)항과 다롄(大連)항, 그리고 창춘(長春)철도의 이권을 회복했었다.
중국인 입장에서는 이리를 쫓아내니 늑대가 달려드는 격이었다. 마오는 이 제국주의 유산에 대한 ‘상속권 포기’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1950년 2월 중소 우호동맹상호원조 조약 체결 때 이를 관철시켰다.
국공 내전 당시 국민당 군을 지원했던 미국의 군대가 만주 접경지역으로 다가오자 마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승리를 통해 한반도의 지배권을 획득한 일본은 만주를 침략했으며 만주를 집어삼킨 일본은 또 다시 중국 전역을 장악하려했다.
압록강을 향해 전진해오는 미국이 마오의 눈에는 '제2의 일본’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또 유엔, 즉 국제연합의 깃발도 마땅치 않았다. 국제연맹의 기억 때문이다.
국제연맹 만주 비무장 지대화 권고
국제연맹의 리튼 조사단은 만주사변 후 일련의 조사를 벌인 후 만주를 중국의 주권 범위에 포함시켰지만 일본이 만주에 갖고 있는 ‘권익’도 인정했다. 일본이 배후에서 조종한 만주국 건국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방적 자치정부를 설치해 비무장지대로 할 것을 제안했다.
일본은 이에 반발, 국제연맹을 탈퇴했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론이었다.
이처럼 20세기 전반기만 해도 국제사회는 정도의 편차는 있지만 만주를 불가침의 배타적 중국 주권 영역으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국제사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장제스(蔣介石)는 공산세력을 완전 소탕하기 전까지 일본의 만주지배를 잠정적으로 감수하려했다.
물론 장제스의 이런 판단은 전략적인 것으로 만주포기는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만주가 서자 취급을 받았던 지역임을 입증해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만주 지역을 한족이 주도적으로 또 배타적으로 지배했던 기간은 역사적으로 살펴 보면 얼마 되지 않는다.
한(韓)민족이 고조선, 고구려, 발해로 이어져 오면서 이 지역을 지배했고 그 이후에는 요와 금 등 북방 민족에 의해 다스려졌다. 몽골족의 원을 만리장성 너머의 초원지역으로 쫒아내고 세워진 한족의 명도 이 지역을 확고하게 장악하지 못했다.
만주에서 발흥한 여진족의 청나라 때에는 봉금정책으로 한족의 이주마저 막았다. 청말에는 러시아, 일본의 각축장이 되었고 결국 아무런 역사적 연고도 갖고 있지 않은 일본에 의해 괴뢰국인 만주국이 세워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일본 만주분리 시도
일본은 소위 한반도와 만주를 중국의 중원 지역과 분리된 별도의 역사적 공동체로 간주하는 소위 만선사관(滿鮮史觀)까지 ‘고안’해냈다. ‘임나(任那)일본부설’의 확대판이자 만주버전인 이 식민사관을 통해 만주와 몽골을 중국에서 분리하려 시도하였다.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만주국은 한 순간에 해체되었지만 청 멸망 후 소련의 지원으로 독립했던 외몽골 지역의 몽골 공화국은 주민투표를 거쳐 1946년 1월 3일 독립했으며 국민정부도 이를 승인했다.
소수민족의 밀도 차이도 있었지만 몽골 공화국은 전승국 소련의 위성국가였고 만주는 패전국 일본의 괴뢰국이었던 점이 2차 대전 이후 양국의 운명을 가른 보다 결정적 이유였다.
한족의 입장에서 이러한 역사적 연고권의 약점을 안고 있는 만주지역이기 때문에 마오쩌둥은 임진왜란, 청일전쟁 때의 중국 출병 논리와 마찬가지 논리로 한국전에 개입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논리다.
미국을 위험시 한 마오는 소련도 의심했다. 중국 공산정권 수립 후 최초의 권력투쟁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1955년 가오강(高岡) 사건은 바로 소련과 연계하여 만주 지역을 독립왕국화하려는 기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예방 조치였다. '제2의 몽골 공화국'의 싹을 아예 끊어 버린 것이다.
마오의 이런 노력으로 만주는 명실상부한 중국의 일부인 동북 3성이 되었다. 여기에 청 말 이후 한족이 대거 이 지역에 이주함으로써 한족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 사실도 겹쳐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배타적 주권을 어느 누구도 위협하지 않을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한반도의 현 군사적 대치상황이 어떤 형태로든 해소될 때 동북3성은 또 한번 심각한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중국 간에는 국경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같은 이데올로기를 신봉하고 6 · 25 당시 중국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남북한 대립 구도로 인해 북한의 관심이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베트남이 통일 된 후 양국이 한 차례 전쟁을 벌인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통일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대한제국 시절 우리가 배제된 채 청국과 일본간에 체결된 간도협약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동북지방에는 조선족 100만 명이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30만 명의 탈북자가 떠돌고 있다.
20세기 전반기 산둥(山東)성의 대기근에 따른 한족의 대거 이주가 만주의 중국화를 결정적으로 뒷받침한 것처럼 한반도 유사시 북한 난민의 대거 유입은 동북 지역 북한 접경 지역의 인구 지형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통일한국과 중국 간에는 소련, 인도, 베트남과의 국경분쟁과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며 지속적인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옌볜 자치주가 동북아의 ‘알사스 로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또한 한국 주도의 통일은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자연스럽게 미칠 것이다. 여기서 중국이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 양빈(楊斌)을 전격적으로 체포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신의주의 특구는 미국과 일본의 기업이 만주의 턱밑에 합법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이었다. 이는 동북3성의 외국 자본 진출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었다,
중국의 신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주목되는 점 하나는 동북 지역 중시 자세이다. 사실 동북지방은 공산정권 수립이후 개발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렸었다.
마오 시절에는 3선개발이라하며 서부지역에 중공업 기지가 건설되었고 덩샤오핑 집권 이후에는 연해 지방 개발에 국력이 집중됐다. 그런데 신 지도부는 동북지역을 대대적으로 발전시키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연해와 서부와 동북 지방 세 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만주를 더 이상 소외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중화주의적 사관에서 발해사와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는 중국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문제는 왜 이 시점에서 이를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국책사업화 하여 지원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동북 개발 청사진 제시와 동북공정은 한묶음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만주에 대한 방파제로서의 북한의 소멸을 상정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판단된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소멸을 뜻하는 독일식 흡수통일 방식에 의해서든,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중국화를 의미하는 핵과 경제원조와의 빅딜이던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는 20세기 중반이후 지속돼 온, 미일 해양세력과 중국 사이의 '완충국'으로서의 북한의 기능을 사라지게 할 것이다.
조만간 한반도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중국은 장기 포석에 나선 것으로 보아야 한다. '군사적 옵션'을 배제한 채 '문화적 옵션'으로 대처하려는 것이다.
1950년 압록강을 건넜던 중국은 이번에는 양국의 역사경계선을 건넌 것이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인식아래 북한 지역마저 자국 역사의 영역 속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만주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공고히 하려 남의 나라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 대만공화국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며 정성공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거의 동시에 중국은 곧 닥칠지도 모를 한반도의 새로운 현상변경에 따른 동북 지역의 동요를 저지하기 위해 고구려사를 자국사에 편입시키려 시도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21세기 중국이 20세기 일본의 역사왜곡 수법을 본뜨고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피해자를 만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차이나 워처, 계속>
▶[동북공정] 鄭成功 그리고 고구려 (3) 2004/01/30 13:26
▶[동북공정] 鄭成功과 그리고 고구려 (4 · 끝) 2004/02/1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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